청어람 요즘 이야기. 당신의 요즘은 어떤가요? 🎄 요즘 일상 - 산타가 필요합니다🎅 성탄절을 베들레헴에서 보낸 적이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말했고 예루살렘 시내 도로변에는 ‘I LOVE TRUMP’ 플래카드가 걸려있던 2017년이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인 베들레헴은 플래카드가 걸린 예루살렘 중심가로부터 1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12월 24일 밤, 예루살렘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베들레헴으로 향했는데 버스가 얼마동안 달리자 사진으로만 보았던 고립장벽이 보였습니다. 베들레헴에 가까워졌다는 의미였죠. 버스가 체크 포인트 가까운 곳에 서자 사람들이 줄지어 내렸습니다. 체크 포인트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봤던 회백색의 높은 콘크리트 장벽과 사람들의 얼굴을 신분증 사진과 수차례 확인하던 이스라엘 군인의 날카로운 눈은 방문자에 불과한 저를 압도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때 느꼈던 위압감이 얼마나 컸던지 베들레헴의 화려한 트리, 사람들의 노랫소리, 마구간 위에 세워졌다는 오래된 교회도 압도당한 감정을 쉽게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매해 성탄절마다 듣고 보았던 ‘하늘에서는 영광, 땅에서는 평화’ 라는 성서가 오히려 그 구절의 배경인 베들레헴에서는 쉽게 읽히지 않았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를 베들레헴에서의 성탄절은 작은 기념품 가게에서 눈이 가는 그림엽서를 한장 사고 체크 포인트의 차가운 철문을 밀고 나오는 것으로 끝이 났습니다. 그리고 몇달 뒤에는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이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겨졌다는 소식을 들어야만 했죠. ![]() ![]() 세 동방박사가 장벽으로 베들레헴에 들어가지 못하는 그림의 엽서(왼쪽), 성 니콜라스(오른쪽) 그 후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을 떠나 터키 안탈리아 지역 ‘미라’라는 곳을 갔었는데 터키의 작은 소도시에서 뜻 밖의 산타 클로스를 만났습니다. 산타 클로스의 기원이 된다고 전해지는 성 니콜라스는 3세기 경 동로마제국 뎀레교회의 주교였습니다. 성 니콜라스는 상속받은 많은 재산을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소외된 사람들을 돕는데 일생을 보냈습니다.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일화 중 하나는 자신의 선행을 알리고 싶지 않았던 성 니콜라스가 도움이 필요한 집의 굴뚝으로 동전 주머니를 던졌고 그 동전은 굴뚝에 걸어둔 양말 속으로 들어 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성탄 선물을 양말에 넣어 두는 것이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나중에 성 니콜라스의 무덤 위에 교회가 지어졌는데 그 지역이 ‘미라’라는 곳입니다. 교회 마당에서 어린 아이들에게 둘러쌓인 성 니콜라스의 동상을 보고 있으니 뜻 밖의 산타를 만나 성탄절을 맞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성탄절에 관한 두 가지 기억을 떠올려 보니 며칠 전 성탄절 묵상집에서 본 말씀이 생각납니다. 세례요한은 제자들을 보내 예수님께 “오실 그 분이 당신이십니까?”라고 물었는데, 예수님은 ‘맞다’고 하시는 대신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가서, 너희가 듣고 본 것을 요한에게 알려라. 눈 먼 사람이 보고, 다리 저는 사람이 걸으며, 나병 환자가 깨끗하게 되며, 듣지 못하는 사람이 들으며, 죽은 사람이 살아나며, 가난한 사람이 복음을 듣는다.” 그리스도의 이 답변은 절망에서 희망이 보이는 삶으로, 빼앗긴 것들을 되찾는 삶으로, 억압에서 놓임이 있는 삶이 현실이 되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서있는 이 자리에서도 그리스도의 오심을 현실로 살아 가게 할 산타들이 더 많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3세기의 산타 클로스처럼 말입니다. 🚶🏻♀️워크(walk)홀릭, 민주 🎄 요즘 청어람 청어람은 곁에 계시는 분들과 함께 내년을 계획하고자 설문을 준비했습니다. 12/18(금)까지 참여해주시는 분들 중 10분을 선정해 엽서를 보내드릴 예정이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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