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서 가져온 것”을 더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눠 먹는 상상을 해 봅니다. 🍉
현재 진행형 프로젝트 🧩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풍관
지난주 목요일 오랜만에 혜화동에 갔습니다. 저는 혜화에 갈 때마다 아르코 예술극장 뒤편의 동숭 3길을 가볍게 걸어가 봅니다. 그 길에 ‘비투 프로젝트’란 카페가 있거든요. 매번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꼭 한 번씩 그 앞을 지나가 봅니다. 그곳이 아직도 혜화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서요. 처음 간 건 2010년 즈음이었습니다. 우연히 들렀다가 단숨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은은한 조명과 자의식이 뚜렷한 인테리어, 넓은 창 너머로 보이는 검은 벽돌 담장이 무척 근사하게 다가왔어요. 친구들과도 그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지금은 뜸해졌습니다. 그래도 이번처럼 혼자 가서 시간을 보내다 올 때가 있습니다. 여전히 근사한 공간이거든요. 제 과거의 일부가 아직 그곳에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어쩐지 힘이 납니다.
알고 보니 ‘비투 프로젝트’의 대표님 부부는 빈티지 가구에 조예가 깊은 분들이더군요. 몇 년 전엔 남자 대표님이 『마이 디어 빈티지』(몽스북, 2021)란 책도 펴내셨는데, 저도 반가운 마음에 구매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놀랐습니다. ‘비투 프로젝트’가 너무나 현재 진행형인 거예요. 두 분은 지금도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빈티지 가구를 수집하고, 가구와 접목된 예술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계시더군요. 저는 그곳의 과거만 추억하고 있었는데, 두 분은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습니다.
가끔 지인들에게서 ‘요즘 어디서 일하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제가 청어람에서 일한다고 대답하면, 그분들은 청어람에 관한 추억을 꺼내주시곤 해요. 그럴 때마다 저는 청어람의 현재를 소개하고 싶어져요. 청어람의 다섯 살, 열 살을 기억하는 분들께 스무 살 청어람을 보여 드리고 싶달까요. 물론 아직 저도 청어람의 현재를 천천히 이해하는 중이지만, 지금의 청어람이 주목하는 자리가 우리 모두에게 점점 더 중요해지리란 감각은 뚜렷하게 느끼고 있어요.
지난주 목요일 제가 ‘비투 프로젝트’에서 읽었던 시의 몇 구절을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네가 왜 거기서 나와? 누가 그렇게 물었을 때 기계들이 웅웅거리는 소리만 거리에 가득 찼다. / 내가 왜 이제야 거기서 나왔는지 묻지 않는 게 나는 더 이상했는데 / 그러고 보니 거기서 좀 더 자주 나왔더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든다. // 거기서 가져온 것을 함께 나눠 먹으면서 우리는 같은 사람이 되었고 그곳은 다시 알려지지 않게 되었다.” — 「안개공단」 부분. (김미령, 『제너레이션』민음사, 2025에서).
다소 아리송한 이 시를 읽으며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새로운 걸 찾지만, 진짜 중요한 건 ‘이제야’ 우리 앞에 나타나는 이야기가 아닐까? 하고요. 이미 우리 곁에 있지만 여전히 ‘네가 왜 거기서 나와?’란 질문을 받고 마는 이야기들 말이에요. ‘거기’가 어딘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저는 청어람의 현재진행형 프로젝트가 ‘거기’서 나오는 이야기와 연결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가오는 10월에 열릴 ‘무지개 북클럽 김비 읽기’도, ‘2025 가을 세속성자 시 읽기’도요. “거기서 가져온 것”을 더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눠 먹는 상상을 해 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좀 더 자주 나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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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에서는 지금?!
[온라인 강의 즉시 수강] 다양한 온라인 강좌를 바로 수강하실 수 있습니다. 젠더, 재생산권, 가족주의, 사랑, 교차성, 백래시 등 현재 한국 사회와 교회를 관통하는 문제들을 들여다 본 페미니즘과 기독교의 쟁점들과 다채로운 바울의 초상을 이해하고, 그가 남긴 풍부하고 아름다운 기독교 유산을 돌아보는 바울에 관한 새 관점들을 살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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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가을 세속성자 시 읽기] 이 시가 나의 기도문이며
기도가 겉도는 대화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 않으신가요? 시를 읽고 이야기하는 시간은 진실된 목소리로 고백하는 기도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매 시간 한 편의 시를 함께 읽고, 거기서 발견한 단어와 문장에 힘입어 나만의 기도를 써 내려가는 4주간의 모임에 초대합니다.
- 1주차 ― 시와 기도의 교차지점 살피기
- 2주차 ― 나의 고백이 있는 곳으로 시를 데리고 오기
- 3주차 ― 기도 언어의 꾸러미를 새롭게 채우기
- 4주차 ― 이 기도문이 나의 시이며
📍일정: 10월 14일부터, 매주 화요일 저녁 7:30 ~ 9:30
📍장소: 청어람LAB (인원이 적으면 온라인 전환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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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북클럽] 김비 읽기 : 경계를 너머 천수를 누릴 우리
소설가 김비는 한국 문단에서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지닌 작가로, 정체성과 사회적 경계의 문제를 이야기해 왔습니다. 이번 북클럽에서는 그의 자전적 소설 <플라스틱 여인>과 신작 에세이 <혼란 기쁨>을 함께 읽습니다. ‘나’라는 존재를 사회가 규정하는 틀 밖에서 새롭게 바라보도록 이끄는 두 작품을 함께 살펴보실 분을 기다립니다.
- 1주차 : 10월 22일 수요일 19시 30분 『플라스틱 여인』
- 2주차 : 11월 05일 수요일 19시 30분 『혼란 기쁨』
📍일정: 10월 22일(수), 11월 05일(수) 저녁 7:30-9:30
📍진행방식: 현장+온라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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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신학교] 신: 나, 너, 우리의 하나님
신에 대한 다양한 사유를 살펴보고 신이 역사 속에서, 그리고 다른 종교 전통 안에서 어떻게 이해되어 왔는지를 신학적·비교종교학적·종교철학적 관점에서 ‘신’ 개념의 변천과 의미를 다룬 세 권의 책을 함께 읽으며 공부합니다.
⏱️세션1 _ 9. 1. (월) ~ 10. 5. (일) (총 5주), <신 - 인문학으로 읽는 하나님과 서양문명 이야기>
⏱️세션2 _ 10. 20. (월) ~ 11. 16. (일) (총 4주), <신의 역사>
종교학자 카렌 암스트롱의 대표작으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주요 일신교 전통 속에서 '신' 개념이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하며 변화해왔는지를 방대한 역사적 맥락 속에서 추적하는 책입니다. 신에 대한 인간의 이해가 시대와 문화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심도 있게 다루며, 신의 복잡하고 다층적인 면모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세션3 _ 11. 24(월) ~ 12. 14. (일) (총 3주), <신 개념의 역사>
서양 철학사 속에서 신의 개념이 어떻게 논의되고 재구성되었는지를 집중적으로 탐구합니다. 특히 가장 현대적인 입장인 ‘신고전 혹은 과정적’ 관점에서 신 개념을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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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전세사기 피해자들과 함께 드리는 예배 ‘평화로운 집, 안전한 거처’ (사 32:16–18)
그리스도인들이 정의로운 토지권과 주거권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고통받는 이웃과 함께 연대하며, 희년의 복음을 삶으로 선포하는 예배로 초대합니다.
📍일시: 9월 23일 (화) 오후 7시 30분 📍 장소: 서울시의회 본관 세월호 기억공간 앞 (시청역 3번 출구) 📍후원: 우체국 013920-02-202377 희년함께 |
틈 32호: 나는 기독운동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
'안녕하세요! 전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연대사업팀장, 현 기독교대한감리회 주향교회 담임전도사, 예비 4.16연대 활동가 김지애입니다. 소개가 길죠? 무언가 드러낼 게 없을 때 몸집을 부풀려야 할 것 같아 소개가 더 길어지는 것 같아요. (웃음)'
‘어디서나 기독활동가’ 지애님을 만났습니다. 김유미 간사님의 친구찬스 인터뷰를 함께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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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성자 주일모임] 예배를 찾는 모든 이들을 위한 예배모임 신앙과 일상의 경계에서 고민하는, 주일에 교회에 가지 않는, 의심하고 회의하고 질문하는, 어느새 신앙이 웃자라버린, 교회에서 떠밀려 나온, 교회를 향한 사랑과 미움 사이에서 서성이는, 하지만 계속 걸어가고 싶은, 모든 이들 오세요. 🕯️9월 28일은 새터교회 연합예배로 함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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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커크의 죽음이 인간적으로는 안타깝지만 애도할 수 없는 제 마음을 인정하기로 했어요. 나의 인간성을 잃어버리지 않기위한 돌아봄이 필요한 요즘입니다. 현철님이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해요." -> 솔직한 이야기에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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