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하는 동시에 소멸하며, 작품을 다 본 순간 이미 세상에 없는 것’이 되어버리니까요. 🧊
다시보기 없는 공연 🏛️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풍관
얼마 전 스마트폰으로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대사가 나와서 얼른 캡처를 해두었습니다. “세상이 연결돼 있다는 걸 받아들여야만 해.” 나중에 확인해 보니 스마트폰 사진첩에는 검은 화면과 대사만 덩그러니 남아 있더군요. 넷플릭스 측에서 저작권 문제로 스크린샷을 제한해 둔 것이었어요. 문제는 어떤 장면에서 나온 대사였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넷플릭스를 다시 열고 '진격의 거인' 2기 27화를 샅샅이 되짚어본 후에야 대사의 전후 사정을 기억해 낼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스포 생략)
얼마든지 다시 보기가 가능한 세상이어서 참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동시에 다시 볼 수 없는 것들은 더 쉽게 잊히는 것 아닐까 하는 아득함이 밀려왔습니다. 공연예술 이론가 목정원의 책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아침달, 2021)의 서문에는 다시 볼 수 없는 것에 대한 문장이 있어요. “사람들은 문학 비평이나 영화 비평을 읽는 것처럼 공연 비평을 읽지 않는다. 글을 읽다 흥미로울 경우 뒤늦게 찾아볼, 작품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나 소설과 달리, 연극이나 무용 같은 공연예술은 두 번 다시 같은 방식으로 재현될 수 없습니다. ‘발생하는 동시에 소멸하며, 작품을 다 본 순간 이미 세상에 없는 것’이 되어버리니까요. 남는 건 관람자의 기억뿐인데 그 기억도 금세 망각되기 쉽다는 것이 모든 공연 예술의 숙명이라고 합니다.
‘다시 볼 수 없는 것이 비단 공연 예술뿐일까?’ 청어람의 ‘여름방학 프로그램’들을 생각하다가 문득 이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한 번의 오프라인 모임에서 나눈 대화와 그 대화를 감싸던 공기는 (아무리 좋아도!) 다시 반복되지 않으니까요. 어쩌면 모임에 참여한 모두가 같은 시간, 같은 공간 속에서 자신만의 공연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자기 자신의 알맹이들을 꺼내놓으면서요.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니까 각각의 프로그램들이 더 애틋하게 다가오는 거 있죠. 이미 성황리에 진행된 ‘교회는 엄마가 먹여 살렸는데’와 이번 주 토요일에 있을 ‘이 시가 나의 기도문이며’,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청년부에 미친 혜인이’ 낭독 모임까지(심지어 낭독 모임은 희곡을 함께 읽어요!). 생각해 보면 모든 모임이 그동안 교회에서 주목하지 않았던 것들을 무대에 올리는 일처럼 느껴지네요. 이 무대가 누군가에게 오래 기억되는 공연이 된다면 참 좋겠습니다. 아직 두 번의 공연이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도 한 장면을 차지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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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에서는 지금?!
[진행 중] [성서일과 원정대]는 성서일과에 맞춰 온라인 밴드에서 매일의 묵상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재정보고] 청어람 재정/후원내역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마음을 모아주시는 후원자 여러분께 언제나 감사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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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일과 원정대] 8월 성령강림절
매일의 성서일과에 맞춰 성경 본문을 탐험해 나가는 챌린지 모임입니다. 멀게만 느껴졌던 성경본문이 더욱 가까이 다가오기를 기대하며, 동료들과 함께 교회의 오랜 전통과 성경을 탐험하고 싶은 분들을 기다립니다.
늘 그랬듯 각자의 자리에서, 다양한 관점, 다양한 해석으로, 성경을 같이 읽어나가는 공동체적 성경 읽기를 지향합니다. 참여자가 자기 관점으로 성경을 읽고,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원정대에 함께해요!
⏰ 일시: 8월 1일 금요일~8월 31일 일요일, 온라인 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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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성자 시 읽기] 이 시가 나의 기도문이며
훌륭한 시는 독자를, 그 시를 읽기 전과는 조금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놓기도 합니다. 기도가 우리를 새롭게 빚어가시는 하나님의 신비 안에 머무르는 행위라면, 시를 읽는 일도 기도의 시작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시의 언어들 사이에서 낯선 나를 발견하는 경험이 우리의 기도를 더 진실되고 생생하게 북돋아줄 수 있을 겁니다. 기도 생활의 매너리즘에 빠진 분들, 시에 관심은 있지만 쉽게 다가서지 못했던 분들, 내 마음을 흔들 예리한 언어들과 더불어 기도의 여정을 시작하고 싶은 분들을 초대합니다.
📖 진행: 이새해 시인
📖 일시: 7월 26일 토요일 오전 11시, 청어람 랩(6호선 상수역 2번출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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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 모임] 청년부에 미친 혜인이
예수: 기도해봤는데… 때가 아니라고 하셨어.
혜인: 넌 가끔 하나님을 이용해. 난 그렇게 느껴.
"혜인이의 얼굴이 아른거려 아무래도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혜인이는 교회의 만류에도 청년부 사람들과 함께 단기선교에 갈 수 있었을까, 그가 청년부에 계속, 교회에 계속, 남아 있을 수 있었을까. 다영이는 어떨까, 다영이는 자신이 사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을까... _김유미 간사"
혜인이의 이야기를 소리내어 읽는 일은, 침묵하던 교회 안의 목소리를 다시 울려 퍼지게 하는 일입니다.
함께 불의한 장면을 읽어내면서 으르렁거리고, ‘하하’ 웃어보기를 제안드립니다.
📖 진행: 김유미 간사
📖 일시: 8월 2일 토요일 오전 11시, 청어람 랩(6호선 상수역 2번출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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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 25 하반기 기획위원회를 모집합니다
청어람이 어디에 있는지, 누구를 만나고 있는지, 또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를 함께 묻고 나누는 모임을 가져보려 합니다. 이름만 들으면 뭔가 거창하게 기획을 하거나, 무거운 회의를 하는 자리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아요. 이 모임을 통해 질문과 함께 상상을 더하는 시간을 갖길 원합니다. |
청어람 정기후원자가 되어주세요!
청어람은 한국교회와 한국사회가 꼭 검토해야 할 주제가 무엇인지 제안하고, 통과해야 할 토론을 외면하지 않도록 꾸준하게 모임, 챌린지, 세미나 등을 기획하여 담론의 장을 마련해왔습니다. 청어람 정기후원자로 다양한 주제의 활동을 살펴보시고, 30% 할인된 가격으로 모임과 강좌를 이용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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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레이] 리퀴드 처치의 도래, 못다한 이야기
"교회는 도대체 뭘 흉내내고 싶어 하는 거지?"
"우리가 여기서 빠지지 말아야 할 함정은 리퀴드와 솔리드는 항상 공존하는 거예요."
청어람 스태프들이 모여 느낀 점, 질문, 후기 등을 공유하는 <청어람 리플레이>는 지난 북토크 '리퀴드 처치의 도래'에 대해 1부와 2부에 걸쳐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
[세속성자 주일모임] 예배를 찾는 모든 이들을 위한 예배모임
신앙과 일상의 경계에서 고민하는, 주일에 교회에 가지 않는, 의심하고 회의하고 질문하는, 어느새 신앙이 웃자라버린, 교회에서 떠밀려 나온, 교회를 향한 사랑과 미움 사이에서 서성이는, 하지만 계속 걸어가고 싶은, 모든 이들 오세요.
🥨 모임: 7월 27일, 8월 10일, 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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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간사님 넘 반가워요!!! 안식월 좋은 시간 보내고 오신 거 같아 저도 좋아요 :)"
-> 반가워해 주시니 감사하네요! 덕분에 잘 보내고 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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