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청어람에서 하는 모임 중 제가 가장 흥미롭게 참여하고 있는 모임은 English Reading Club입니다. 줄여서 ERC라고 하는데요, 영어로 된 아티클을 읽고 해석하고 토론하는 모임입니다. 한국어로도 읽을거리는 많고 영어로 읽는 게 어렵기는 하지만 영어로 된 좋은 아티클들이 많아서 읽을거리가 풍성하고 찬찬히 읽다 보면 꼼꼼하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ERC는 매월 다른 튜터들이 다른 주제로 진행하고 있는데요, 8월에는 바울에 대한 글들을 읽고 있습니다. 편견이나. 신앙생활에 흥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주에 읽은 글은 바울은 결혼했는가? Was St. Paul Married? 라는 글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리고 전통적으로 바울이 결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글에서는 오히려 바울이 결혼을 했었다는 전승도 다양하게 존재하고, 바울의 유대교적 배경을 생각해보면 결혼을 했을 확률도 낮지 않다는 점을 짚어줍니다. 사실 바울이 결혼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우리 신앙에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또 바울이 결혼을 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도 저자가 글에서 제기하는 문제에 흥미롭게 공감하면서 우리가 가진 신앙 혹은 신앙에 대한 지식이 별다른 이유 없이 주어져 있는 선입관이 참 많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그런 선입관을 조금 걷어내고 세상과 우리 신앙이 달리 보일 텐데 말이죠.

코로나 19로 인해 교회와 예배, 신앙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는 시기입니다. 지나치게 전통과 관습에만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봅니다. 조금 달리 보는, 신선한 시선과 통찰이 저에게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교회밖에 모르는 바보, 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