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어람을 믿으십니까?
🧘까칠한오지라퍼, 수경
먼 곳에 있는 지인에게서 오랜만에 메시지가 왔습니다. 제가 페이스북에서 소개한 책을 구매해서 읽고 있는데 너무 좋아서 추천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는 내용이었어요. 덕분에 오랜만에 반가운 지인과 안부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쁨을 누렸지요. 책뿐 아니라 좋아하는 드라마나 영화, 써보니 유용했던 생활용품, 가보니 좋았던 식당이나 카페를 기억해 두었다가 스리슬쩍 추천하는 걸 좋아해요. 취향은 제각각이라 ‘나에게만’ 좋은 것일 수 있어서 소심한 마음이 앞서지만, 취향과 선호의 주파수가 맞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소심한 마음을 이기곤 하지요.
언젠가 “청어람이 어떤 곳이길 원하시나요?”라고 지인에게 여쭤봤을 때 그분은 “갤러리” 혹은 “잡지” 같은 곳이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어요. 그곳에 가면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고, 그 잡지를 펼치면 괜찮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그런 매개로 청어람이 존재해 주길 바라셨던 것이죠. 그 말이 내내 기억에 남아요. 그래서인지 위에 소개한 지인처럼 청어람에서 선정한 주제나 추천하는 책을 참고하며 도움을 받는다는 분들을 만날 때면 큰 보람을 느끼곤 해요.
얼마전 트렌드를 살펴보다가 ‘디토소비’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어요. “나도(ditto)”라는 뜻의 단어에 ‘소비’라는 단어를 붙인 조어인데요. “나의 가치관에 맞는 대상을 찾고 그 의미를 해석해서 받아들이는” 흐름을 의미한다고 해요. 즉, 자신이 신뢰하는 누군가 혹은 어떤 곳에서 추천하는 상품에 구매 버튼을 누르게 된다는 것이죠. 저는 이 단어를 보고 ‘디토무브먼트’라는 단어를 떠올려봤어요. 잘 모르지만 알고 싶은 주제를 함께 탐구할 신뢰할만한 어느 단체와 함께 “나도!” 함께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운동 말이죠. 님, 올해는 어떤 주제에 관심이 생기셨나요? 청어람과 함께 새로운 주제를 발견하며 앎의 반경을 넓혀가면 어떨까요? 그러기 위해 저희는 더 믿을만한 곳이 되도록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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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한번 잡솨봐
<텐트 메이커 - 이중직 목회자의 신학>
최주광 목사님의 <텐트 메이커 - 이중직 목회자의 신학>은 조금 독특한 책입니다. 얼핏 제목을 보면 이 책은 이중직 목회자의 신학이나, 목회자가 ‘텐트 메이커’로서 목회를 지속하는 방법에 대한 책처럼 보입니다. (그런 내용이 없지는 않지만) 실제로 책을 읽어보면 이 책에는 교회 생태계나 현재의 목회 구조에 대한 이런저런 문제에 대한 분석과 대안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 책의 인상은 에세이나 간증집에 가깝습니다. 삶의 어두운 골짜기에서 시작해 소명을 받고, 목사가 되어간 과정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기 위해 고민하고 분투한 이야기, 또한 사람들 사이에서 일하고 목회하며 ‘교회가 되어간’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책은 그리스도인의 일과 소명에 관한 에세이인 동시에, 목회자의 일상과 목회 여정에 대한 간증이고, 교회가 어디에서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신학적 성찰을 담은 책입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목회자 이중직에 대한 책인 동시에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갖고있는 모든 그리스도인을 위한 책입니다.
출판사의 의도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저는 ‘텐트 메이커’라는 이 책의 제목이 텐트를 만들며 자비량 사역을 한 바울뿐 아니라, 함께 장막을 짓고(tent-making) 교회를 만들어가는 모든 그리스도인을 상징하는 제목으로 읽어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교회를 꿈꾸고 묵묵히 걸어가는 저자의 성품이 정말 따뜻하게 다가오는 책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사람들 가운데 일하시고, 그리스도인들은 사람들 사이에서 교회로 존재해야 한다. 일정한 장소와 제도 속으로 들어오라고 외치는 교회가 아니라 사람들 곁에서 교회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목회자가 교회로부터 재정을 독립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시행착오 끝에 목회와 병행하기에 용이한 목수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다. 사람들 사이에서 교회로 존재하기 위해 일터로 나서고 싶었다. 사람들은 일터로 나온 목사를 신기하게 바라봤다.(1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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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메이커 - 이중직 목회자의 신학>, 최주광 지음, 뜰힘 펴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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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사이 목회자 이중직에 대한 이야기가 꽤 많이 나왔습니다. 관련 책도 여러 권 나왔고 큼직한 포럼도 종종 보입니다. 어느 정도 교계(?)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두 번쯤 이야기를 접해보셨을 것 같고, 이미 이런저런 생각을 갖고 계실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문제가 목회자와 교회(정확히는 교단) 지도자들만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책과 구조 차원에서 고민하고 논의해야 할 부분이 큽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목회자의 문제로만 보지 말고 조금 시선을 넓혀 ‘교회란 무엇인가? 교회는 어디에서,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볼 수 있다면 생각보다 다양한 고민이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뜰힘 출판사의 최병인 대표는 이미 이 문제를 이렇게 지적한 바 있습니다.
“교회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이중직의 가능성이 파생한다. 교회를 생산자인 사역자와 소비자인 평신도의 조직체로 구성했다면 이중직은 기능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교회를 생산자와 소비자가 따로 구분되지 않는 멤버십 형태의 조직체로 구성한다면 이중직은 가능하다. 사실 후자의 모델에는 이중직이라는 단어조차 불필요하다.”(최병인, “이중직, 유령에서 사람으로” 중에서)
이 고민을 담아, 뜰힘과 청어람이 함께 포럼을 마련했습니다. ‘지속 가능한 교회,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함께 고민해 보려 합니다. 책을 통해 고민거리를 던져주신 최주광 목수목사님과 함께 아신대에서 신약을 가르치시는 김규섭 교수님이 ‘신약 성경의 관점에서 본 목회자의 이중직’이라는 제목으로, 성공회 영등포교회에서 사목하시면서 선교적 교회에 대한 이런저런 고민과 실천을 하고 계신 구균하 신부님께서 ‘선교적 교회는 새로운 교회인가’라는 제목으로 발표하고, 참석해 주신 분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기독교의 쇠퇴와 탈교회가 가속화되는 시기에 교회의 미래를 고민하고, 우리가 어떻게 교회로 존재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모든 분을 위한 자리입니다.
별도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분투하며 기존 구조와는 조금 다른 방식의 목회를 시작해 보려고 하는 목회자들과 대화하는 자리도 마련했습니다. 크게 성공한 사례는 물론 아니지만, 산전수전공중전을 겪으며 지금까지 교회를 이루어 온 최주광 목사님과 교회의 현실과 목회의 실제에 대해 편안히 대화하는 시간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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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 살림(2023.12)
- 12곳의 교회/단체와 0490명의 개인이 후원해 주셨습니다.
- 한달 살림은 14,469,754원의 수입과 14,208,664원의 지출이 있었습니다.
- 상세한 살림살이 내역과 후원자 명단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중한 후원에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 청어람 후원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후원 캠페인 페이지를 살펴보시고 청어람 후원을 시작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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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채식 순례
청어람에서는 매년 사순절을 창조세계와 생명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새로운 실천을 연습하는 기간으로 삼고 있습니다. 특별히 소박하고 대안적인 삶을 고민하며 제로웨이스트와 채식을 실천하는 순례를 제안합니다. 하루 하루의 작은 묵상과 실천이 쌓여 새로운 세상, 새로운 삶을 향한 상상력과 희망을 키우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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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24년 2월 14일 (수)~3월 31일 (일) (총 47일, 주일 제외 40일)
방식 : 온라인 공간 이용(밴드, ZO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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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세속성자 북클럽] 기독교교양
교양에는 매우 사소한 지식부터 시작해, 특정한 행동양식, 삶에 대한 철학적 성찰과 세계관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그렇게 본다면 기독교 신앙과 교양은 꽤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고, 상호 보완적으로 서로를 풍요롭게 할 수 있습니다. 1월 월간 세속성자 북클럽에서는 독일의 종교교육학자 슈바이처의 <기독교교양>을 함께 읽으며 ‘기독교 신앙에 필수적인 교양’, 그리고 ‘한 인간에게 필요한 필수적 교양으로서의 기독교’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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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읽기 : 2024년 1월 15일(월) 부터 밴드에서 온라인으로 함께 읽기 대화모임 : 2024년 1월 26일(금) 저녁 8시, 온라인 ZOOM (번역자 손성현 목사님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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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교회 어떻게 가능한가 - 선교적 교회와 이중직의 가능성
<텐트메이커 - 이중직 목회자의 신학>은 목회자의 이중직 문제를 목회자의 생계나 교회의 제도적 빈틈의 관점에서 보기 보다는 ‘교회됨’과 ‘그리스도인 됨’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일하며, 교회하며’ 살아가는 한 목회자의 진솔한 자기서사와 신학적 성찰을 통해 ‘지속가능하며 선교적인 교회’의 한 가능성을 볼 수 있습니다. 책의 출간을 기념하며 뜰힘과 청어람이 함께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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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메이커> 출간 기념 포럼
패널: 최주광(저자, 홍예교회, 시공인테리어), 김규섭(아신대학교 신약학), 구균하(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영등포성당 보좌사제) 일시: 2024.01.30(화) 저녁 7시 30분
새롭게 시작하는 목회자들을 위한 대화모임 대화 손님: 최주광(저자, 홍예교회, 시공인테리어), 최병인(뜰힘 대표, 나들목 양평교회 전도사) 일시: 2024.02.01(목) 오후 2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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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의 생각과 소식, 어떻게 보셨나요? 여러분의 이야기도 듣고 싶습니다.
피드백, 제안, 격려 남겨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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