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수경 대표입니다.
새해가 별 건가 싶지만, 여전히 기대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네요. 보람되고 행복한 일을 자주 발견하는 2024년을 보내시길 기대합니다.
얼마 전 모 대학에서 강의를 하시는 분과 이야기를 나눌 때였습니다. “선생님이 하시는 강의 제목이 기독교 세계관이던가요?”라는 질문에 그분은 미소를 지으며 저의 질문을 이렇게 수정해 주었습니다. “기독교와 세계입니다.”
그 대화가 내내 기억에 남았습니다. ‘보다’라는 뜻을 가진 ‘관(觀)’을 빼고 기독교 ( ) 세계 사이에 ‘와'라는 이음말을 넣으니 저의 세계가 넓어지는 것 같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신앙의 뼈가 되는 성서에서,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세계 한가운데서 우리는 명료한 ‘관(觀)’을 바탕으로 정답을 발견하려 하지만, 그게 불가능에 가깝다는 걸 깨닫게 될 때가 점점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관(觀)’이 우리에게 어떤 작용을 하고, 누구에게 어떤 도움(혹은 피해)이 될지 고민하게 되는 날도 많아지고 있고요.
명료한 세계관이 오히려 누군가를 밀어내거나 차별하는 당위가 될 때, 날 선 정답이 다양한 이야기가 존재할 틈을 주지 않을 때, 우리의 신앙이 우리의 세계를 넓히는 게 아니라 좁아지게 할 때 저는 ‘와'의 자리를 생각하곤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단어 사이를 연결하는 이음말인 ‘와'와 같은 이야기가 필요한 게 아닐는지요.
청어람을 설명하는 여러 말이 있겠지만, 요즘에는 다리를 놓는 곳이라 설명하고 싶습니다. 기독교 ( ) 세계 사이를 연결 지어 생각해보고자 하는 마음, 좁아지는 걸 경계하며 넓어지고자 애쓰는 마음, 다양한 이야기를 소중하게 여기며 집중하는 마음이 모여 서로 연결되어 여러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곳 말입니다. 그렇다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으로 뭉툭해지고 싶지도 않습니다. 신앙과 세상을 정확하게 탐구하여 새로운 시대에 맞는 ‘관(觀)’을 발견하는 일과 연대가 필요한 자리에서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내는 일도 선명하게 할 예정입니다. 2024년의 청어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향점은 사회적 신앙을 탐구하고 실천할 수 있는 친밀한 공동체입니다. 이런 지향점을 가지고 새로운 신앙을 고민하는 이들과 함께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한 운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이런 운동이 가능하도록 지난 12월부터 ‘청어람 후원 캠페인’을 통해 청어람 운동에 함께 해달라는 요청을 드리고 있습니다. 두 달 동안 진행되는 캠페인 여정 중 꼭 절반이 지났습니다. 모두가 어려운 시대에 어려운 요청을 드린 건 아닌지 부담이 되었는데 많은 분들이 정기 후원과 일시 후원으로 함께 해주고 계십니다. 2024년 1월 8일 현재까지 29명이 새롭게 후원에 동참해 주셨고, 13명의 후원자께서 후원금을 증액해 주셨습니다. 또한 곳곳에서 일시 후원으로 청어람 운동에 함께 해주신 개인 및 단체가 13곳이나 됩니다. 그 결과 현재까지 모금 목표액(월 정기 200만 원 증액)의 35%를 달성했습니다. 이 후원금에 담긴 고민과 기대의 의미를 알기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후원 캠페인은 2월 5일까지 진행됩니다. 청어람 운동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함께 하실 분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2024년에 님의 삶에 청어람을 초대해 주세요. 이미 청어람과 함께 하고 계신다면, 청어람을 추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 연말에 저희의 인터뷰에 응해주신 오선화 후원자님의 말처럼 “이 단체는 너무 좋아. 후원해 봐. 강의 들어봐… 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이 행복한 단체”가 되도록 올해도 의미 있게 전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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