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사훈은 이거다.”

동료들과 시내에서 연말 모임을 하는 날. 서울 덕수초등학교 교문 앞에서 외쳤습니다. 교문 앞에 있는 커다란 돌에 새겨진 글귀를 보고 말이죠.

정성껏

의좋게

씩씩하게

동료들은 웃었지만 저는 진지했습니다. 2024년을 상상할 때 생각한 느낌이 그 글귀 안에 다 있었거든요.

속도와 효율이 시대적 가치가 된 사회에서 정성을 다 하겠다는 다짐은 다소 비효율적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정성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태도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서로를 향한, 세계를 향한 정성을 잃어버리면 갈등과 분쟁, 배제와 혐오에 우리 마음을 빼앗길 테니까요. 어떤 가치나 일이 사려 깊고 정확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도 정성이 필수입니다. 청어람도 올해 정성껏 우리의 신앙, 세계, 인간을 이해하기를 시도할 예정입니다. 지난 한 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새로운 공간에서 시작하는 일에 몰두했다면, 올해는 이 공간에서 함께 고민해 볼 동시대적 주제를 발굴하고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만들며 “작고 뾰족한 교집합”을 발견하는 운동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씩씩하게 존재하려 합니다. 모두가 참 어려운 시절을 통과하고 있죠.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이 우리 마음을 눅눅하게 할 때가 많지요.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살아갈 세계와 서로를 위한 씩씩한 연대-공동체가 필요한 것 같아요. 청어람이 그럴 수 있는 곳이 되도록 좀 더 넉넉해지고 씩씩해질게요.

의좋게 일하려고요. 올해는 3인 체제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3인 체제에 맞게 조직을 재정비하고 서로를 신뢰하고 배려하며 한 해를 지내려고 합니다. 작지만 단단하게… 더욱 날렵하고 유연하게 활동할 청어람을 기대해 주세요.

청어람의 2024년 사훈 어떤가요? 님은 어떤 마음으로 2024년을 시작하셨나요? 님도 정성껏, 의좋게, 씩씩하게 한 해를 보내시길 바랄게요. 올해도 청어람과 함께 해주세요. 저희는 늘 이곳에 있으니 눈여겨보셨다가 모임에 참여도 해주시고, 후원으로 함께 해 주세요. 어떤 방식으로든 서로 연결되어 보도록 해요.

씩씩하게 2024년에 도착하신 님, 참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