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어람 요즘 이야기. 당신의 요즘은 어떤가요? Vol. 41 (2021.7.6) 같고도 다르다🌸 🧘🏻 까칠한 오지라퍼, 수경 지난봄에 심은 백일홍 씨앗이 사부작사부작 자라 어여쁜 꽃이 되었습니다. 백일홍은 '한번 피면 100일 정도 피어 있다’고 하여 그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고 해요. 요즘 출퇴근길에 백일홍의 안녕을 살피며 쓰다듬는 기쁨이 꽤 큽니다. 백일홍을 쓰다듬으며 새삼스레 알게 된 사실은 꽃잎이 생각보다 단단하다는 것입니다. 꽃잎이 작으니 보드라울 것이라 생각하며 쓰다듬었는데 야무져서 놀랐습니다. 꽃잎이 겹겹이 쌓여 서로를 보호하기에 단단해 보이는 면도 있어보여요. 반면 그 옆에 핀 채송화는 바람이 불거나 살짝만 만져도 찢어질 것처럼 보들보들합니다. 이 작고 무력한 생명이 어떻게 제 몫의 삶을 살 수 있을까…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채송화는 생각보다 번식력과 생명력이 강하다고 합니다. ‘꽃알못’인 제가 제 맘대로 해석하자면 그 비결은, 채송화는 오후가 지나면 봉우리를 오므리고 잠을 자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위험 요소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전략을 택한 셈이죠. 그래서 밤늦게 퇴근하는 저는 채송화 얼굴을 보기 힘듭니다. ^^;;; 채송화는 백일홍과 달리, 생명이 짧은 대신 자주 핀다고 해요. 같은 꽃이라도 저마다 삶의 방식이 다른 것도 신기한데 같은 씨앗에서 난 꽃들이 저마다 다른 빛깔을 가진 것도 신기한 일입니다. 쨍한 핑크빛 채송화 무리에 어느 날 노란색 채송화가 피었고, 은은한 핑크빛 백일홍 친구들 사이에 하얀 백일홍이 스리슬쩍 피었습니다. 이렇게 각자 생긴 대로, 제 빛깔을 잃지 않으며 공존하는 꽃들을 보면 여러 생각이 듭니다. 저는 요즘 ‘같음’과 ‘다름’에 관해 많이 생각합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배우고 함께 앎을 나누는 과정이 ‘같음’을 발견하며 비슷한 지향을 공유하는 일로서 의미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다름’을 발견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다르기 때문에 더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달라야 사유의 경계를 넓히며 당연한 것들에 질문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같은 씨앗에서 자랐으나 저마다 '다른' 빛깔로 존재한다는 건, 갈등의 이유가 아니라 복된 소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전에는 ‘다름’을 확인하는 게 두려워 ‘같음’을 공유하는 이들과만 소통하려고 노력했다면, 요즘에는 ‘다름’을 어떻게 이해할까에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청어람의 일이 ‘다름’을 잘 이해하는 다리를 놓는 일이길 바라면서요. 백일홍의 꽃말이 “멀리 있는 친구를 생각함”이라고 하네요. 백일홍의 빛깔과 마음을 멀리 있는 친구들께 보내드립니다. 같지만 다르게 이쁜 백일홍과 비가 오자 재빨리 오므린 채송화 세속성자들의 이야기는 세속사회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 일상, 신앙, 삶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질문’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청어람이 신중하게 고른 질문을 통해 경험과 생각을 길어올리고 자신의 언어로 신앙과 삶을 돌아보는 과정을 통해 나와 진실된 만남을 가지기를 바랍니다. 서로의 대답을 공유하며 연결된 존재로서 서로 배우고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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