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벌써 두주나 흘렀습니다. 작심 삼일도 여섯번 했을 시간이니 이제 새롭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시간인데, 그래도 새해라는 설렘과 긴장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시간이라는게 그런 것 같습니다. 하루, 한 주, 한 달, 한 해. 매듭을 지어 구분했지만, 한 매듭을 지으면 또 다음 매듭이 다가오는 긴 끈 같은 시간에 매달려 우리는 살아가고 있지요. 님은 2022년이라는 새로운, 하지만 매일 똑같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청어람은 1월 한달 동안 계획하고 정비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새로운 간사님이 오셔서 서로 알아가 적응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고요(무엇보다 음악 취향에 적응이 많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2022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신앙, 신학, 사회, 페미니즘, 비거니즘. 저희가 붙들고 있는 질문을 씨줄로 펼치고, 북클럽, 강좌, 챌린지, 포럼, 밋업(meet up) 등 저희가 구현할 수 있는 모임 형태들을 날줄로 엮어가며 올해 그림을 그려가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좀 더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신선한 시도를 해야지…’ 하는 마음에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다보니 머리가 복잡하게 엉킵니다. 그렇게 머리가 엉킬때 돌파구가 되어주는 말은 이겁니다. “그냥 하던대로 하지 뭐…”
님도 혹시 2022년이라는 새로운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머리가 복잡하지 않으셨나요? 많은 고민은 접고 그냥 하던대로 살아보면 어떨까요? 새해라고 세상이 뒤집힌 것도 아니고, 우리가 그렇게 잘못 살아온 것도 아니니까요. 가만히 멈춰서서 지도만 들여다보며 새로운 길이 어딘지 끙끙거리기보단, 가던 길을 묵묵히 가다보면 금새 새로운 길을 만날 수 있겠죠. 2월부터 청어람은 ‘새로운 시도’를 ‘그냥 하던대로’ 해 볼 계획입니다. 대신 꾸준히 두리번거리고 쉼 없이 질문하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