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어람 요즘 이야기. 당신의 요즘은 어떤가요? Vol. 55 (2022.02.08) 작은 오솔길과 너른 마당 🧘🏻♀️까칠한 오지라퍼, 수경 얼마 전 모 대통령 후보가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고 쓰인 일곱 글자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그 공약의 동의 여부를 떠나 어떤 배경 설명도 없이 일곱 글자만 덜렁 쓰다니 그 게시물을 보고 놀랐습니다. 대한민국을 운영할 정부를 선출하는 날까지 겨우 한 달 정도가 남았을 뿐인데 각 후보의 정책을 검증할 TV 토론회는 우여곡절 끝에 겨우 한 번 열렸을 뿐 다음 토론회는 기약이 없습니다. 대신 각종 인신공격과 일방적 ‘말’만 난무할 뿐입니다. 어디 정치 영역뿐일까요. 우리 사회는 어느덧 편을 가르고 낙인찍는 말만 무성할 뿐 ‘나’와 ‘너’가 연결되고 서로의 생각이 교차할 수 있는 감각과 기회를 상실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설 때가 많습니다. 그런 사회일수록 말은 권력자와 권위자의 일방적 선동에 포획되거나, 소통을 위한 노력은 무시됩니다. 모 후보의 ‘일곱 글자 공약’은 이런 말과 소통의 불가능성을 상징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시대-사회에서 여전히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함께 공부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 새로운 기획을 내놓을 때마다 곰곰이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청어람이 제안한 주제가 누군가에게는 동의가 안 되거나 어려울 수도 있고, 청어람의 지향이 전적으로 옳을 리도 없습니다. 다만, 말의 기능이 점점 협소해지고 소통이 단절되어가는 시대에 누군가는 자신의 지향을 포기하지 않고 걸을 수 있는 작은 오솔길, 다양한 존재들이 서로를 이해하며 공존할 수 있는 품이 넓은 마당 정도는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내놓습니다. 올해도 청어람은 다소 울퉁불퉁하고 불완전할지라도 함께 공부하면 좋을 주제를 큐레이션 하여 서로의 생각을 나눌 기회를 많이 만들고 참여해주실 것을 권할 것입니다. 다양한 말의 자리가 만들어져야 그 말들의 주인공인 존재가 비로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음 세대론’에 갇힌 청년-여성들, 편견과 차별에 밀려난 이들의 자리를 늘 고민하고자 합니다. 이런 시도와 기회가 더 많아지도록 후원과 참여로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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