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책이 잘 읽히지 않아 애를 먹고 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집중력이 많이 흐트러져서 한 페이지 책을 읽는데도 시간이 꽤 걸리고, 앞뒤를 한참 뒤적이고 애를 써야 진도가 나갑니다. 가끔 찾아오는 난독기 같습니다. 여러 책을 욕심내서 한꺼번에 보는 탓 같기도 하고, 체력의 문제 같기도 해서 잠깐 숨을 고르고 이유를 살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성경은 꼬박꼬박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아침에는 복음서를 읽고, 저녁에는 성서정과를 따라 묵상하고 기도합니다. 말씀의 은혜가 달고 오묘해서 그런 것(이면 좋겠지만)은 아니고,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성경 함께 읽기 챌린지’와 ‘사순절 초록 묵상 순례’ 덕분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밴드 알람이 오고, 다른 분들이 인증글 올리는 것도 알람이 오거든요. 버거운 날도 있고 매일 챌린지 도장을 못 찍는 날도 있지만, 함께 달리는 분들 덕분에 꾸준히 따라가고 있습니다. 일상이 항상 기쁘고 술술 풀릴 수만은 없지요. 제힘으로 가기 힘들 때 저를 지켜주고 이끌어줄 수 있는 약속에 매이는 것, 그리고 함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동료를 만드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청어람에서 할 일들도 미리 말씀드려놓고 그것에 매어보기로 합니다. 일종의 ‘예언적 선포’라고 할까요. 4월에 청어람은 더 잘 읽고, 잘 나누기 원하는 분들을 위한 ‘독서 학교’를 열겁니다. 이후에는 ‘독서 모임 진행자 학교’나 ‘세속성자를 위한 독서목록’, ‘글쓰기 챌린지’ 등의 후속 프로그램과 컨텐츠도 만들면서 읽고-고민하고-나누고-쓰는 문화를 만들어가려 합니다. 온라인 동영상 강의로 ‘페미니즘과 기독교의 쟁점들’ 강의도 준비하고 있고요, 그 외에도 온라인 강의 컨텐츠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한자리에서 한 권 읽기 프로그램인 ‘빡센-독회’도 준비 중이고요, 과학과 신학의 대화와 콜라보로 진행할 ‘함께 읽기 챌린지'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세속성자 북클럽, 얘기하자매, 크리스천 하우, 성경 함께 읽기 챌린지, 페미니즘 함께 읽기 챌린지도 계속 할 거고요. 헥헥😵 숨 가쁘지만 일단 선포하고 족쇄(?)를 채웁니다.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 물어봐 주시고 기대와 관심을 표시해주시면 여러분의 기대에 멱살 잡혀, 뭐라도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