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고 계시겠지요? 사라진 분들께 안부 전합니다 🍵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풍관
2020년 여름, 저는 모든 소셜미디어 계정을 지웠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한 번쯤 제 삶에서 온라인 세계를 지워보고 싶었습니다. 그 세계로부터 완전히 사라지고 싶기도 했지요. 삭제 직후에는 잠시 후회했지만 이후에는 나름 괜찮았습니다. 제 삶은 계속되었고, 그사이 아이가 태어나 육아도 시작했지요. 분주한 나날을 혼자 간직하며 지내는 시간이 좋았습니다.
다시 소셜미디어 계정을 만든 건 3년쯤 지난 뒤였습니다. 그때 저는 낯선 나라에서 종일 아이와 지내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자처했던 삶이었음에도, 지구 반대편에서 육아만 하다 보니 제 존재가 점점 희미해져 가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페이스북 계정을 재개설했고, 인스타그램도 활성화시켰습니다. 생각해보니 청어람에서 일을 시작한 지난 1년은 그 어느 때보다 저 자신을 드러내며 살고 있네요. 그래서일까요. 요즘은 이 세상에 저와 아이만 남겨져 있는 것 같았던 놀이터가 가끔 그립습니다.
지난주 토요일에는 ‘이음새’ 모임(‘1월 이음새 걷기 | 나하늘 시인과 봉제산 걷기’)에 다녀왔습니다. ‘이음새’는 ‘경계를 넘어 함께 걷는 사람들’을 모토로 활동하는 비영리단체입니다. 떼제공동체의 신한열 수사님이 활동하고 계시죠. 몇 년 전 저도 떼제에서 일주일을 머문 적이 있는데요. 그때 수사님이 저희 부부를 놀랍도록 환대해 주셨어요. 심지어 수사님은 장기 여행 중이던 저희에게 직접 담근 김치까지 건네주셨었죠. 물론 수사님께선 그 일을 까맣게 잊으셨지만요!
이음새 걷기 모임은 제44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자인 나하늘 시인과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한 달 전 수상 시집 『회신 지연』을 읽었는데요, 내심 놀랐습니다. 무척 용감한 시집이었거든요. 무엇보다 이 시집이 ‘사라지기’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시집의 화자는 이 세계에서 ‘사라지는’ 일, 함께 ‘작아지는’ 일, ‘말하지 않는’ 일에 골몰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모습이 ‘하기’(Doing)가 넘치는 세상에 속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고, 살아있을 수 있음을 담담히 증명하는 것만 같았어요. 다 읽은 뒤에는 이 시집을 과거의 저에게 쥐여주고 싶어졌습니다.
이 시집을 두고 나눈 이음새의 대화 모임이 참 좋았습니다. 제가 어느 순간 멈췄던 삶의 태도를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떻게든 자신의 쓰임과 매력을 드러내야 한다고 말하는 세계로부터 잠시 벗어날 수 있었고요. 그날의 식사와 기도, 긴 대화가 이틀이 지난 지금도 제 안에 남아서 용기가 되어주고 있어요. 인생의 한 시기에 청어람과 인연이 닿았다가 지금은 멀어지신 분들, 잘 지내고 계시겠지요? 누군가는 ‘그 사람 요즘 안 보인다’고 말하는 자리에서, 묵묵히 살아가고 계실 분들의 하루를 떠올려 봅니다. 우리의 왜소한 언어가 ‘사라졌다’고 말한 그곳에서 이어지고 있을 삶과 이야기를요.
추신.
- 매끄럽게 해석되고 지나치게 의미화된 말들에 지친 분들, “일종의 파업 상태의 언어”( ‘김수영 문학상’ 수상소감 중에서)만이 건넬 수 있는 자유를 마주하고 싶은 분들께는, 『회신 지연』을 권하고 싶습니다. 조금 어렵지만 되게 재미있기도 해요!
- 가벼운 행장으로 산책하며 우리 안의 다양한 경계들을 슬며시 지워보고 싶은 분들께는 ‘이음새 걷기’ 모임을 추천합니다. 이음새 모임을 이끌어가시는 분들, 모임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저처럼 내향적인 사람도 금세 녹아들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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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에서는 지금?!
[재정보고] 청어람 재정/후원내역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마음을 모아주시는 후원자 여러분께 언제나 감사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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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일과 원정대] 2월 사순절
성서일과와 호흡을 맞춰 성경 본문을 탐험해 나가는 챌린지 모임입니다. 멀게만 느껴졌던 성경본문이 더욱 가까이 다가오기를 기대하며, 동료들과 함께 교회의 오랜 전통과 성경을 탐험하고 싶은 분들을 기다립니다.
🕯️이렇게 진행합니다
- 개정공동성서일과(RCL)의 매일읽기 성구표에 따라서 규칙적으로 성경을 읽고 묵상합니다.
- 묵상한 내용을 간단히 쓰고, 매일의 한줄 기도를 적어 온라인공간(밴드)에 인증합니다.
- 20일 이상 인증하시면 작은 책이나 청어람 굿즈를 리워드로 드립니다.
챌린지 기간: 2026년 2월 1일 (일)~2월 28일 (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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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사순절 채식순례
사순절은 예수의 삶과 고난, 그리고 부활에 이르는 여정에 동참해 묵상하고 실천하는 소중한 신앙전통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묵상하고, 어떤 실천을 해나가면 좋을까요? 인간중심주의를 넘어 다른 종과 생태계에 무해한 삶의 습관, 소비와 낭비를 멈추고 절제하는 삶의 습관, 스스로의 삶을 더 건강하게 가꾸어가는 삶의 습관이 무엇일지를 모색해 볼 수 있는 40일의 순례.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지금-여기에서 할 수 있는 실천을 모색하고 연습할 분들을 기다립니다.
📍 일정: 2026. 2. 18(재의 수요일) - 4. 5(일)(주일을 제외한 40일) 📍 방식: 온라인 밴드를 통한 매일 인증 및 주간 묵상 자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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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40호: 더께더께는 금처럼 빛나요 🌟
자라나는 쌍둥이와 함께 하루하루를 건너는 양육자이자, 시민운동과 기독페미니즘의 현장을 오래 지나온 동료, 그리고 여전히 하나님을 궁금해하는 신앙인이기도 합니다. ‘먼지 같은 시간’이라 부르던 경험들을 이제는 햇빛에 반짝이는 금가루로 다시 바라보는 사람. 사랑을 쉽게 말하지 않지만, 결국 사랑의 방향으로 자꾸만 돌아오는 사람. 겹겹이 쌓인 마음과 이야기를 품고 있는 더께더께님을 인터뷰 틈에서 만납니다. |
[세속성자 주일모임] 예배를 찾는 모든 이들을 위한 예배모임 신앙과 일상의 경계에서 고민하는, 주일에 교회에 가지 않는, 의심하고 회의하고 질문하는, 어느새 신앙이 웃자라버린, 교회에서 떠밀려 나온, 교회를 향한 사랑과 미움 사이에서 서성이는, 하지만 계속 걸어가고 싶은, 모든 이들 오세요.
여기는 세속성자 주일모임입니다.
🕯️매월 2주, 4주 모임 (1월 25일, 2월 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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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성자 기도 책갈피
기도의 언어를 따라가며 묵상의 시간에 활용하시기에 좋습니다.
⭐세트별로 5가지 기도가 동봉됩니다.
- A세트. 시간을 따라 드리는 기도
- B세트. 지친 마음을 터놓는 기도
- C세트. 관계의 자리를 살피는 기도
- D세트. 어린이 기도
- E세트. 세상을 향한 기도
홀로 또는 함께 다양한 주제로 기도해 보세요! |
청어람 후원공동체로 초대합니다
청어람은 신앙과 삶의 경계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는 세속성자들을 찾고, 서로가 서로에게 비빌 언덕이 되어주는 ‘연결의 장’을 만들며, 건강한 담론을 기독교 생태계 전체로 확산시키기를 꿈꿉니다. 청어람의 든든한 뿌리기금인 정기후원과 힘찬 도약기금인 일시후원으로 청어람의 사명을 함께 이루는 공동체가 되어주세요! 함께 거할 하나님의 집을 지어가는 동료와 친구로 한 걸음을 내딛는 일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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