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를 사용해 보신 적 있나요? 저는 본격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지만, 가끔 재미 삼아 질문을 던져보곤 합니다. 어떤 질문에는 제법 그럴듯한 대답을 내놓아 저를 놀라게 하기도 하고, 틀린 정보를 그럴듯하게 내놓아 웃기기도 하는 이 ‘요망한 것’이 앞으로 인류의 미래… 까지는 너무 거창하고,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바꾸어놓을지 솔직히 두려워지곤 합니다. ChatGPT를 사용하며 느낀 점은 질문의 중요성입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좋은 질문이 좋은 대답을 만들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저는 아직 ‘좋은 질문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ChatGPT와 낯가리는 사이....😅).

얼마 전 청어람 사무실에 질문을 가득 가진 청년들이 찾아왔습니다. 청어람 ‘청년회장’을 자처한 M님이 데리고 온 후배였는데요. 첫 질문에 대한 저희의 대답을 듣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몇 시까지 일 하세요?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서 기차 시간을 옮기게요. 더 있다가 가도 돼요?" 결국 그 청년들은 기차 시간을 늦춰 저희와 3시간 반 동안 신학, 신앙, 인생 등에 관한 질문과 대답을 나누었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 그렇게 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이유는, 청년들의 질문이 좋았기 때문이겠지요. 마음에 생긴 의문을 쉽게 넘기지 않고, 은혜롭게(?) 대충 뭉개지 않고, 뾰족하게 가지고 있었던 청년들의 질문을 통해 저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참 고맙더라고요. 자칫 ‘꼰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 기성세대에 가까운 청어람 스텝들의 대답을 정성껏 듣고, 반응하는 그 마음이 참 예뻐서 헤어진 후에도 여운이 남았더랬습니다. 

가끔 의외의 상황 속에서 청어람의 존재 이유를 발견하곤 하는데요. 이번에는 그날 만난 청년들을 통해 발견하게 된 것 같아요. 좋은 질문과 대답이 교통 하는 공간. 지난 시간 동안 알게 모르게 청어람이 한 일이 이런 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날 청어람이 뭐 하는 곳인지도 모르고 선배 따라온 ‘질문하는 청년’은 8월에도 서울 오는데 오늘 못한 질문들 가지고 또 와도 되냐고 묻고 돌아갔습니다. 그날 우리는 또 어떤 질문과 대답을 나누게 될까요? 벌써 기대되네요. 

님은 어떤 질문을 품고 사시나요? 혹시 저희에게 질문하실 게 있나요? 질문을 남겨주시면 정성껏 대답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