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은 저에게 ‘회고의 날’이었습니다. 낮에는 동료들과 함께 지난 6개월 동안의 청어람 활동 회고를 해봤는데요. 함께 지내온 시간에 관한 서로의 감각은 조금씩 달랐지만, 결국 비슷하게 좁혀지더라고요. 그때 나눈 이야기는 이렇게 갈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청어람의 가장 큰 특징이자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우리가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찾고 넓게 듣고, 깊게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저녁에는 지인들과 함께 회고하는 모임을 가졌습니다. 각자 노트에 상반기에 이룬 성취를 기록한 후 서로 나누는 방식이었는데요. ‘작은’ 성취라도 깨알같이 기록하고 ‘크게’ 축하다 보니 지난 상반기를 꽤 잘 살아낸 느낌이 들더라고요. 🤗 한 달 혹은 상반기, 특정 시간을 회고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인데요. 그중 네 가지 키워드로 정리하는 ‘4L’ 방식이 널리 알려졌다고 해요. 여기서 ‘4L’이란 Like(좋았던 점), Learned(배운 점), Lacked(부족했던 점), Longed for(바라는 점)을 의미해요.
‘4L’ 방식으로 청어람 활동을 이렇게 회고해 봤어요.
- Like : 한동안 책 읽는 게 버거웠는데 상반기에 모임 진행을 위해 읽은 책들이 다 좋아서 오랜만에 ‘업무’가 아닌 ‘독자’로서 즐기며 책을 읽었다. 나 책읽기 좋아하네?
- Learned : 처음으로 도전한 ‘10주’ 일정 모임을 통해 지구력이 중요하다는 걸 배울 수 있었다. 몸뿐 아니라 정신의 지구력도 기르자.
- Lacked : 올해 목표 중 하나가 ‘판을 잘 깔아보자’는 것이었는데 당장 해야 할 일에 몰두하느라 다른 단체들과 연대하고 탐구할 주제의 폭을 넓히는 일은 마음껏 추진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 Longed for : 잘 ‘팔릴 것’ 같은 일을 향한 유혹을 이기고 잘 안 될 것 같지만 ‘필요한’ 일을 분별하는 감각과 실행할 용기를 가지고 싶다. 이 일의 가치를 알아보는 이들을 더 많이 만나고 싶다.
이 글을 쓰며 지난 금요일 ‘회고의 날’을 회고(?)해보니 저에게 남은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사람’인 것 같아요. 청어람 모임을 통해 만난 사람들, 각종 연대의 자리에서 만난 사람들, 게으름과 수줍음 때문에 미처 만나지 못한 사람들, 서로 의견이 달라 불화했던 사람들까지... 제 마음 가장 큰 자리에 결국 ‘사람’이 남더라고요. 이제 막 시작한 하반기에는 사람을 만나고, 붙들고, 공존하기 위한 ‘판’을 잘 깔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계속 지켜봐 주시고, 함께해 주세요!
그나저나 님의 상반기는 어떠셨는지 궁금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