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세속성자를 위한 주일 모임’에는 반가운 손님들이 오셨어요. 모임에 오시는 모든 분이 반갑지만, 그분들이 특히 반가웠던 이유는 이웃 교회인 ‘당인리 교회’ 분들의 특별 방문이었기 때문이죠. 그날 두 교회(?) 사람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말씀 나눔’을 하고 예배 후에도 한참 대화를 나누다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모임에 오셨던 장운영 목사님이 이런 소감을 남겨주신 걸 발견했어요.

“(...) 특히 성서해석을 한 사람이 독점하지 않고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동일했다. 예배순서 뿐 아니라 명령이 아니라 권유하는 언어, 정중하고 부드럽게 신에게 다가가는 태도 같은 것에도 공통점이 많았다. 우리 교회에서는 매년 두 차례씩 교우들에게 가장 마음을 다해 참여할 수 있는 예배 방식에 관해서 묻곤 하는데, 그렇게 만들어 온 예배형식과 비슷한 모습을 다른 예배공동체에서 발견하다니 참 재미있었다. 잘하고 있나 하는 의심이 있었는데, 잘 해오고 있었구나 하는 조그만 확신이 들었다.”

그 모임이 저에게도 좋았던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조그만 확신’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저 또한 당인리교회 분들과 대화하며 잔잔한 동질감을 느꼈거든요. 그날뿐 아니라 제가 청어람 모임을 통해 다양한 분들을 만나며 들었던 마음인데요. 아, 이렇게 생각해도 되는구나... 싶은 마음 말이죠. 이런 마음들이 모이고 쌓이다 보면 새로운 길을 낼 수 있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올해 청어람은 그간 진행해 오던 모임 외에 생태와 평등과 환대 등 다양한 신앙의 가치를 구현하고자 애쓰는 여러 활동에 연대하고, 매거진 등을 통해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를 폭넓게 전달하는 등 외연을 확장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요. 님은 저희의 활동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 궁금해요. 메일 매거진 '틈' 구독 신청 안 하셨다면 부탁드려요^^

요즘 어느 행사 주제 혹은 어떤 존재 방식에 대해 의미 부여하는 문장에서 ‘경계’라는 단어를 만날 때가 많아졌어요. 사이, 경계, 틈... 에 관해 고민해 온 입장에서 보자면 반가운 단어이지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경계에 서 있다는 걸 확인하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확인하는 것을 넘어 그것에서부터 한 걸음 더 디뎌 경계를 확장하며 새로운 영토를 만들려는 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 ‘한 걸음’을 어디로 디딜 것인지, 누구와 함께 갈 것인지 제안하는 일을 계속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벌써 한 해의 절반이 지나고 있어요. 어느 연구 결과에 따르면 1년 중 가장 행복한 날이 ‘6월 20일’이라고 하더라고요. 이 메일이 발송되는 날이 19일이니 이 메일 받고 20일 더 행복하게 보내시길.

덧붙임) 세속성자 주일 모임은 매달 둘째 주와 넷째 주에 모이고 있습니다. “명령이 아니라 권유하는 언어”를 공유하며 “정중하고 부드럽게 신에게 다가가는” 시간을 통해 “조그만 확신” 내지는 격려가 필요한 분들 오세요! 6월 23일에 뵙겠습니다! *카카오톡 채널을 추가하시면 모임 소식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