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076] 여기 우리의 우물이 있습니다. 🏝 여기 우리의 우물이 있습니다. 🏝
⛪️ 교회밖에 모르는 바보, 현철
지난주에 사무실에 온 손님과 대화하다가 그리스도교 신앙 혹은 복음주의를 설명할 때 ‘경계 지향적 접근'과 ‘중심 지향적 접근'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비유를 들어 표현하자면, 양을 칠 때 울타리를 쳐두고 그 울타리 안에 있는 양을 칠 것이냐, 중심에 우물을 파 두고 그 우물에 모여드는 양을 칠 것이냐 하는 것이죠. 저는 태생적으로 경계를 싫어하고, 경계를 넘어보고자 하는 욕구가 늘 가득하기 때문에 ‘중심 지향적 접근'에 매우 공감이 되었습니다. 특히 최근 교회에서 특정 사안에 대한 동의와 비동의를 기준으로 신자인가 아닌가를 판별하고 배제하려는 흐름을 보며, 울타리(경계)를 기준으로 삼을 게 아니라 우물(핵심 가치와 중심이 무엇인지)을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이 정말 필요하겠다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교 신앙의 중심, 우리가 함께 공유하고 모여야 할 우물은 무엇일까요? 종교개혁자들이 샘 근원으로 돌아가자며 ‘ad fontes’를 외쳤던 것처럼, 성경이야말로 그리스도교 신앙의 중심 우물이 아닐까 합니다. ‘성경이 중요하다’는 말은 너무 흔해서 그 의미가 퇴색되는 경우도 많지만,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그리스도교의 토대요, 중심이지요.
성경이 공통의 우물이 된다고 믿지만, 어떤 경우에는 성경 역시 경계로 작동하기도 합니다. 지나치게 문자주의적으로 해석한다거나 특정한 관점으로 다른 관점을 재단하는 태도는 성경을 우물로 삼는 것이 아니라 경계로 삼는 일이 되죠. 성경이 공통의 우물로 작동하려면 다양한 관점으로 다양한 방식의 읽기가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요즘 “~적 성경읽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입니다. 성경을 읽는 다양한 방식과 관점이 널리 보급되고,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성경을 읽고 삶에 적용하며 자신의 방식과 관점에 대해 대화하고 토론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이상적인 기독교 신앙의 모습이 아닐까요?
청어람은 이런 기대를 가지고 다양한 관점과 다양한 방식으로 성경을 꾸준히 읽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도 필요하지만 ‘퀴어의 관점에서 성경 읽기'도 ‘여성을 위한 성경 읽기’도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정의와 평화의 눈으로 본 성경, 소외된 자들의 눈으로 본 성경, 장애의 눈으로 본 성경, 동물과 비인간의 눈으로 본 성경, 기후위기의 시대에 읽는 성경 같은 다양한 관점이 필요합니다. 성경이 고정된 텍스트, 화석화된 교리, 경계를 짓고 배제하는 울타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들의 대화와 토론이 필수적입니다.
“성경은 찌푸린 눈으로 한참을 바라봐야 뭔가 보이는 ‘매직아이' 같은게 아니에요. 오히려 성경은 여러 가수들이 커버곡으로 부르고 리믹스해서 부르는 노래에 가깝습니다. 당신에게 제일 멋지게 다가오는 가수를 찾아보세요. 성경을 전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줄겁니다.” (회고록 작가 애디 지어맨의 이야기, <다시 성경으로> 27쪽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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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의 '오렌지 자스민'의 꽃이 활짝 피었어요! 치자와 라일락 비슷한 향이 진하게 나는데, 처음 본 꽃이라 반갑고 신기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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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앤에이x청어람] 퀴어성서주석 ‘차근차근’ 함께 읽기 - 창세기편 두꺼운 주석서를 큰 맘 먹고 단 한번 읽어치우는 것도 의미있지만, 차근차근 성서의 결을 따라가는 꾸준한 묵상의 과정이 어쩌면 더 중요하겠지요. 그래서 무리하지 않고 각 권별로 ‘차근차근' 함께 읽기를 시도해봅니다. 3주동안 주석과 창세기 본문을 읽으며 함께 묵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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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월요일부터 15일간 온라인 인증
책 한 권과 굿즈 리워드 |
[월간 세속성자 북클럽] 공공신학의 눈으로 본 성경
월간 세속성자 북클럽은 한 달에 한 권, 분주한 일상 속에서 가까이 두고 읽을만한 책들을 소개하고, 읽고, 대화하는 청어람의 큐레이션 북클럽입니다. 최경환 선생님의 <공공신학의 눈으로 본 성경>을 통해 공공신학의 관점으로 성경을 읽으며 텍스트와 컨텍스트의 대화를 엿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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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8일까지 각자 책을 읽고 참여 온라인 줌 모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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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강의] 여성주의 영성 - 새로운 담론을 찾아서 미국 홀리네임즈 대학에서 영성을 가르치는 박정은 수녀님과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목소리와 이름이 희미해져 버린 여성들이 자기를 발견하고 성장하며, 연대하는 길을 모색하며 영성 가득한 페미니스트의 길을 탐색했던 강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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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분 강의+ 46분 사려 깊은 수다회
상시 수강 가능 |
[온라인 강의] 기독교 신앙과 사회학적 상상력은 어떻게 만나는가?
<민중과 지식인>을 썼던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와 <사회학적 파상력>, <마음의 사회학>의 저자 김홍중 교수와 함께 종교는 사회학적 상상력의 질곡인가, 해방적 가능성인가 진지하게 질문하며 검토하였던 강의를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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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강, 각 60분 강의
상시 수강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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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에서는 지금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요!
🌊 [진행 중] [세속성자 북클럽] 그리스도교 신앙을 말하다는 마지막 주차에 접어들었고 '성령강림절, 휴거와 재림, 천국' 등의 토막들을 읽고 만나서 이야기합니다.
🌊 [청어람X평화교회연구소] 크리스천HOW 에피소드가 매주 화요일 크리스천하우 채널에서 공개되고 있습니다.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 재민 님과 함께한 마지막 클립인 <장애인의 날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을 오후 2시에 보실 수 있습니다. #4월20일은장애인의날이아닌 #장애인차별철폐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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