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어람 요즘 이야기. 당신의 요즘은 어떤가요? Vol. 30 (2021.1.26) 고립된 느낌이 들고 혼자라고 생각될 때 🌱 비건 3년차, 명훈 청어람도 다른 회사처럼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일하다 보니 1인 가구인 저는 요즘 혼자 밥을 하고, 혼자 일을 하고, 혼자 일상을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지난 해부터 꾸준히 재택근무를 해왔지만, 여전히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제가 집돌이(?)에 내성적인 성격인데도 고립된 느낌이 들고 혼자 지내기 싫다는 부정적인 마음이 듭니다. 그렇지만 다행인지 흔히 말하는 ‘코로나 블루’라 할 정도의 우울로 빠지진 않았습니다. (사실은 살짝 빠질 뻔했습니다만) 계속해서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나름 괜찮은 일상을 보낸 것 같습니다. 직접 대면하진 못해도 온라인을 통한 사적이고 공적인 여러 형태의 만남과 모임으로 일상을 채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지인들과 하는 비건/동물권 관련 모임, 친구들과의 정기적인 줌 미팅, 교회 청년들과의 모임과 교제들… 그리고 청어람의 여러 북클럽 등 이렇게 나열해보니 꽤 많은 관계망에 속해 있습니다. 저는 꽤 괜찮은 상황과 조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엔 여러 관계와 지원으로부터 고립된 친구의 상황을 듣고 그 친구와 ‘연결’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와 이 친구의 상황, 그리고 저마다 다양한 상황과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이 어려운 시기에 고립으로부터 견디게 해주는 건 연결된 관계망 아닐까요? "내 일상과 신앙에 관해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신앙과 교회에 관한 내 경험과 고민이 나만의 것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세속성자들의 이야기>는 이런 고민을 품고 세속사회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 일상, 신앙, 삶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질문’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질문을 통해 경험과 생각을 길어올리고, 언어로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과의 진실된 만남을 가지게 되기를 바라며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사소한, 혹은 거대한 이야기들을 차근히 쌓아가는 사이, 우리는 연결된 존재로서 서로 배우고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프로젝트의 문을 열며, 청어람의 🧘🏻♀️까칠한 오지라퍼 님에게 물어보았습니다. Q. 반갑습니다. 오수경님, 오늘 어떤 하루를 보내셨어요? 소소한 일상을 나눠 주세요.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라디오를 켭니다. 늘 듣는 뉴스 프로그램 시작을 알리는 시그널 음악이 나오면 기분 좋게 뒹굴거리며 휴대폰으로 밤 사이 쌓인 뉴스를 봅니다. 마침내 이불을 박차고 침대에서 탈출하면 물을 마신 후 본격적으로 출근 준비를 하죠. 오늘은 출근하는 버스에서 책을 읽었습니다. 그동안 휴대폰에 머리를 콕 박고 버스에 실려 갔다, 오기를 반복했는데 오늘은 책을 꺼내 읽으며 가끔 창밖도 보았습니다. ‘버스에서 책읽기’처럼 좋은 루틴을 제 일상에 정착시키는 게 올해 목표입니다. 하루 중 가장 좋은 순간은, 깨끗하게 씻고, 따듯한 이불 속에서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거나 책을 읽는 순간이에요. ![]() Q.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이 있나요? 당신의 소울 푸드를 소개해주세요. 저의 소울 푸드는 누룽지입니다. 적당하게 잘 퍼진 누룽지에 볶음김치를 먹으면 하루 종일 부대꼈던 마음이 스르륵 무장해제 되곤 합니다. 최근에는 야채수프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양배추, 방울토마토, 샐러리, 당근 등 야채를 넣고 치킨스톡이나 연두로 간을 맞춰 끓이는 것인데요. 야채수프를 한 그릇 먹고 나면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요즘에는 이렇게 순하고 따뜻한 것들을 찾게 되네요. Q. 성경에서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나 구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천성이 저항적이기보다는 순응적이고 살면서 ‘일탈’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어서인지 요나가 참 마음에 들었어요. 요나는 니느웨로 가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반대쪽인 다시스로 도망갔다가 태풍을 만나 큰 물고기에 먹히기도 하고, 박 넝쿨이 죽은 걸 두고 하나님께 거침없이 항의하기도 합니다. 요나가 당한 일이 부럽지는 않지만, 정해진 길을 벗어나보기도 하고, 이해되지 않는 것에 관해 하나님과 거칠게 논쟁도 하는 요나가 부러워서 대리만족하는 차원에서 좋아했던 것 같아요. Q. 수경님은 충만하게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나요? 어떤 특별한 사건이나 이벤트보다는 일상에서 사랑받고 있다는 걸 경험하는 순간이 있어요. 특히 부모님에게서 그런 사랑을 많이 경험했던 것 같아요. 작고 예쁘고 맛있는 과일을 보면 “수경이 닮았다”며 챙겨놓았다 주시곤 해요. 제가 사는 집은 단독 주택 2층인데 얼마 전에 눈이 많이 왔을 때 올라가는 계단의 눈이 치워져있더라고요. 알고 보니, 아빠가 귀가하는 제가 위험할까봐 미리 치워놓으셨더라고요. 지인들에게서도 그런 사랑을 경험할 때가 많아요. 힘든 일을 당했을 때 무심하게 저를 지켜보며 제가 필요한 순간에 적절하게 위로와 조언을 해줄 때 은근하고 깊은 사랑을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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